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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소리 헛소리

뚝하고 부러졌다


내 세계는 그렇게 두동강이 났지. 아아, 이런 균열을 참기가 힘들어. 완급 조절에 실패하였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렇게 나를 몰아붙이는 것은 도대체 무슨 심보란 말인가. 무난하고 평탄 한 것 같으면서도 한 편으론 무모하고 굴곡지다. 재능의 부재는 어찌 견딜만 한데 열정마저 떠나려한다니! 불쌍한 청춘이란.

'
나는 가볍지. 묵직해 진적이란, 묵직해질것이란 한번도 없었고, 없고, 없을 것 처럼! 그러나 깃털처럼 부유하지 못한다는 것이 가볍지 않다는 반증이지. 역으로 묵지하지 않을 것이란 우리의 가정, 이 것에 대한 반증인 셈이기도 하고. 아아, 나는 점점 아래로 가라앉고 말거야. 무게가 더해지고 더해져 나의 이 얕고 얄팍한 지반은 파지직 무너져내리겠지. 늘 결말을 내린적은 없으니 나는 과정의 중간에서 온통 암흑인채로 콱, 죽어버릴지도 몰라. 코스모스는 너무 먼, 실제로 닿을 수 없는 실재니까. 




- 사랑은 늘 짧게 머물렀다. k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가끔은 상대의 것이 더 짧기도 했고 종종 k의 것이 더 짧기도 했다. 허나 k가 절망 한 것은 이 대목이 아니었다. 그깟 사랑쯤이야 짧으면 뭐 어떠랴. 사랑이 짧다해서 절망했다면 지금 쯤 세상의 대부분은 절망에 잠겼어야지. k가 절망한 것은, 그를 절망시킨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k는 사랑의 영원을 꿈꾸고 그것의 미래를 가늠한다는 사실이었다. 아아, k는 이 사실을 깨달은 이후 불안하고 불행하며 불완전한 남자가 되었다.  감히 연인과의 미래를 서약하지도, 찰나의 감정에 도취되어 여기저기 떠들지도, 만금과 자신의 사랑을 비교하지도 못했으며 그저 한 낱 머저리 같은 겁쟁이가 되어 겨우 숨만 쉬었다. k는 그렇게 병신같이 자신의 심장을 삼키고 또 삼키게 된 것이었다. 하지만 k의 불행이 여기서 끝났다면 우리가 이리 k의 이야기를 하지도 않았으리라. k가 제 껍질 속에서 온 몸을 웅크리고 숨어 팔순넘은 노인네 마냥 사랑을 대하고 있을 때 거대한 무엇이 k의 속에서 차올랐다. 아아, 그것은 온연한 k의 사랑이자 k만의 사랑이었다. k는 이제 결코 서약하지도, 떠벌리지도, 비교하지도 않았다. 아아 k는 여전한 머저리였다. 고름이 k를 잡아먹은들 무엇 하나. k는 앓는 소리 한 번 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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